오후 8시 16분 27초. 소유즈가 발사되는 시간 5분 전에 알람을 맞춰놓고, 깊은 잠이 들었다. 오늘 너무도 오랜 시간의 회의를 진행한 탓에 피로가 뒤통수를 계속 툭툭 치고 있어, 집에 가자마자 잠자리에 들 요량으로 나는 퇴근길이 몹시 바빴다. 오늘 퇴근시간의 사무실 분위기는 나와 다른 이유들로 참 바쁘고 활기차다. 기분좋은 평일 공휴일 덕에 제각각 데이트와 술약속을 기대하는 표정으로 화장을 고치고 넥타이를 고쳐매는 모습이 사무실 가득이다. 아주 잠깐, 서러운 생각이 들었지만, 나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약속을 잡을 수 있다는 (아직까지는) 건방진 생각을 갖고 있어, (아직까지는) 괜찮다며 스스로를 달랜다. 후후.
서울대입구역은, 내일이 선거일인 탓에 각 후보들이 직접 나와 사거리 모퉁이에서 각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. 한 표를 호소하는 유세자들의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워보여 잠깐 코끗이 찡해지기도 했다. 관악갑 후보 중에는 현재 직업이 소설가인 사람도 있다. 모르겠다. 그 사람의 이력이 그 사람의 모든 걸 말해줄 수는 없지만, 그 후보자가 유명인이 아닌 이상 이름도 성도 처음 보는 유권자를 알 길은 그 사람의 이력사항뿐이니, 어찌보면 그 사람의 이력이 전부 일 수 있다. 어쨌든, 참 웃긴 일이다. 그리고 관악구민의 입장으로서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. (피식)
집에 오자마자 머리를 질끈 묶고, 고양이 세수를 마친 뒤 리모컨을 들고 누웠다. 그렇게 누워, 티비를 켜지도 않은 채 바로 잠이 들었다. 소유즈 발사를 보고 싶었는데, 알람도 듣지 못 한 채 지금까지. 그렇게, 음냐 일어나서는 배가 고프다. 바보가 된 기분이다. 흠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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